제국주의에 맞선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은 ‘건국의 아버지’, 32년 철권 통치하면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을 일으켰던 수하르토 대통령은 ‘개발의 아버지’란 별칭을 얻었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지난 10월 19일 10년간의 임기를 마칠 무렵, 인도네시아 한 학자가 조코위 대통령에게 '인프라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국립 인도네시아대학교(UI) 경제학부 텔리사 아울리아 교수는 조코위 대통령이 임기 10년 동안 주요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만큼 '인도네시아의 인프라의 아버지'(Bapak Infrastruktur)라는 별칭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텔리사 교수는 "조코위 대통령은 매년 국가예산 400조~500조 루피아 이상을 인프라 개발에 할당했다"며 "임기 10년 동안 인프라 개발은 조코위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였으며, 연결성, 대중교통, 식량 운송 등을 촉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앞서 2021년 당시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단체인 나둘라뚤 울라마(NU) 사이드 아킬 의장도 조코위 대통령을 '인프라의 아버지'라고 칭송했다.
인도네시아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2,893km에 달하는 고속도로의 73%가 조코위 정부 하에서 건설되었으며, 많은 프로젝트들이 본섬인 자바뿐만 아니라 이외의 섬으로 확장됐다. 조코위 정부는 농업 부문을 지원하고 우기 동안의 홍수 피해를 경감하기 위해 53개의 댐을 건설했다.
조코위 정부는 또한 자카르타와 수도권의 MRT(지하철)와 LRT(경전철) 등 철도 대중교통을 건설했으며,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를 임기 중 착공해 완공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힘썼다. 해상교통 연결을 위해 28개의 새로운 항구 건설 및 진행 중에 있으며 이는 인도네시아 군도 연결성을 높였다. 또한 롬복에 있는 만달리카 서킷의 건설을 통해 스포츠 관광을 촉진하고 인도네시아 내 수백만 명의 자동차 레이싱 팬들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텔리사 교수는 “조코위 대통령의 유산 중 가장 칭찬할 만한 점은 바로 국가의 오지 개발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하지 않아 보였을 수 있지만, 즉각적으로 실행해 오지의 소득 불균형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장남 기브란 라까부밍 라까를 2023년 선거법 개정을 통해 지난 2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의 부통령에 출마시켜 당선시켰다. 이어 차남 까에상도 선거법을 개정해 지방선거 출마가 가능하도록 시도했으나, 대학생과 시민단체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철회했다. 일련의 일들로 인도네시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다시 한번 후퇴할 위기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데일리인도네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