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강인수의 문학산책 #58 떡국/강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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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수의 문학산책 #58 떡국/강인수

기사입력 2024.12.3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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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강인수 


12월 여름 지고

1월, 또 여름이 피는 나라


적도에서 맞는 새해


그릇에 동그랗게 핀

하얀 꽃들이 매끈하게 빛난다


그윽이 바라본다


숨차게 살아낸 한 해는 가고,

이제 숨 고르며 살고 싶은 첫날이 왔구나


따뜻한 김 퍼져나간다


수저 위에 올려진 꽃잎

입술로 쓰다듬으며


지난날의 슬픔을 통과시키는 중이다


쫄깃한 떡의 결에 스며들어

고요히 다가오는 시간을 맞이하는 중이다


천천히 한 잎 두 잎 삼키며


희망처럼 달고 짭조름한 맛,

한 대접 비우고 나면


웃어보고 싶은 날이 열릴 것이다

살아보고 싶은 날이 다가올 것이다

 

떡국.jpg
사진: 강인수

 


*시 읽기

2024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았습니다. 떡국은 늘 새해의 시작과 함께 먹는 첫 끼니입니다. 적도에서 맞는 새해가 누군가에게는 처음 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익숙한 모습에 당연하게 지나칠 수 있겠지요? 떡국 한 그릇 비우며 숨차게 다사다난한 우리들을 토닥이며 다가올 2025년, 희망으로 꿈꿔봅니다.


*강인수 

시인.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되었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과 우리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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