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강인수의 문학산책 #59 역류성 식도염/강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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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수의 문학산책 #59 역류성 식도염/강인수

기사입력 2025.01.0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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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성 식도염

 

자카르타 위자야 병원에 누워 있는 동안  

내 목구멍에 대하여 생각했다

 

입술 화끈거리도록 매운 고추  

태연히 삼켜내던 목구멍

 

아이 둘을 키우는 동안  

뜨거운 말들을 꿀꺽꿀꺽 삼키고

 

내가 사랑했던 단어들조차  

묵묵히 넘기던 그 목구멍

 

늘어진 양말목처럼 힘없이 처진  

그곳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배꼽 아래 어딘가에서  

쓴물이 밀물처럼 역류하던 날.

 

“왜 너는 그렇게 모든 것을 삼키기만 했냐고.” 

묻기도 전에

 

나는 고요를 위해 

삼키는 일로 생을 버텼다고  

목구멍이 속삭였다

 

 

*시 읽기

현대인의 질병 역류성식도염을 앓은 적 있는 사람은 다 아실듯합니다. 가슴에서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의 역류, 목구멍이 혹사 되어 누워있던 날, 삼키는 행위와 생존에 대해 고민 한 적있습니다. 혹사했던 우리의 몸에게 고백을 해봅시다. 스스로 내적 반성의 질문을 하며... 고요를 위해 삼켰던 날들로 축 늘어진 내 몸을 보듬으며..... 

 

*강인수 

시인.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되었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과 우리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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