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송전선 고장으로 발생… 공항·상점·교통 혼란, 12시간 만에 전면 복구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관광지 발리섬에서 지난 2일 오후 4시(현지시간)부터 시작된 대규모 정전 사태가 12시간 넘게 지속되며, 호텔, 공항, 상점, 교통 등 주요 인프라 전반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바섬 전력 의존을 줄이고 에너지 자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국영 전력회사 PLN에 따르면, 정전은 자바와 발리를 잇는 해저 송전선에서 발생한 기술적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 PLN은 현재 정전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며, 사이버 공격이나 외부 위협에 의한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밝혔다.

PLN 다르마완 프라소조 사장은 현장에서 복구 작업을 직접 지휘하며, “병원, 공항, 항만 등 주요 거점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유지될 수 있도록 긴급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고 설명했다. 정전은 다음날인 3일 오전 3시 30분경 전면 복구되었다.

상점 결제·교통·통신 전방위 마비

정전 초기에는 상점의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과 온라인 결제 서비스가 중단되었고, 통신 신호 불안정으로 인해 온라인 차량 호출 서비스 기사들도 승객 연결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호등 작동 중단으로 도심 교통 혼잡이 심화되었으며, 호텔과 레스토랑 등 업소는 일시 영업 중단에 들어가기도 했다.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도 일부 체크인 시스템 지연을 겪었으나, 비상 발전기 가동으로 항공기 운항은 큰 차질 없이 진행됐다. 공항 측은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편은 정상 운영 중이며, 충분한 연료를 확보한 비상 발전기가 원활히 작동했다”고 밝혔다.

SNS에는 공항 대합실에 길게 늘어선 대기 줄과 어두워진 거리, 해변 등의 혼란스러운 영상이 확산되며, 발리의 관광지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쳤다.

호텔업계 “관광 신뢰 타격”… 에너지 자립 촉구

이번 정전 사태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업계 중 하나는 호텔과 레스토랑 산업이다. 인도네시아 호텔·레스토랑협회(PHRI) 발리 지부는 5일 성명을 통해 발리 지역의 에너지 자립 실현을 촉구하며, “이와 같은 상황은 관광 중심지인 발리에서 특히 위험하며, 전력 공급의 안정성이 관광객 신뢰와 직결된다”고 경고했다.

PHRI 발리 부회장 이 구스티 아궁 라이 수르야위자야는 “발리는 여전히 자바 섬 전력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는 그 취약성을 드러낸 경고였다”며, 발리 주 정부가 지역 내 에너지 생산 기반을 구축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또한 PHRI는 PLN이 일상적인 정기 점검과 시스템 유지보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궁 부회장은 “최근 5년 간 이런 대규모 정전은 없었다”며, “하루·주간·월간 단위로 철저한 점검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 발전기를 갖춘 호텔 내부는 빠르게 복구됐지만, 도로, 해변, 관광지 등 공공장소는 암흑에 휩싸여 관광객 불안이 커졌다. PHRI는 “호텔 측이 손님들에게 정확한 전기 복구 시간을 안내하지 못했고, 어두운 거리에서는 범죄나 사고 위험이 높아져 관광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번 정전은 발리 관광산업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정부와 PLN은 기술적 인프라 개선과 에너지 공급 다변화, 그리고 관광객 보호 시스템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데일리인도네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