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강인수의 문학산책 #83 오래된 자전거/강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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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수의 문학산책 #83 오래된 자전거/강인수

기사입력 2025.07.1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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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자전거

 

                       강인수

 

아파트 경비실 옆 

오랫동안 서 있는 자전거는

지난봄부터 주인 없이

그 자리에 제비꽃이 되어버렸네


구석에 쳐박혀 시시때때로

빗물 먹어가며

따가운 볕에 익어가는 안장


장바구니 앞에 달고

쓸쓸하게 서 있는 두 다리


하얀 바구니 안에 

플라스틱 컵, 찢어진 종이는

누군가 흘리고 간 생의 접속


시집,오렌지,우유 담고 달리던

늙은 벗의 가슴에

흔적을 남긴 자들의 비대면 신호


허물 벗은 두 바퀴가

바닥으로 녹아내릴 듯


녹슨 숨을 헐떡이며

무심한 바람을 보듬으며


그리운 이에게

끝내 닿지 못할 메시지를 남긴다



자전거보관소300.jpg
자전거보관소 [Ai.Esther]

 

시읽기

자전거라는 과거의 ‘직접적인 관계와 접촉’을 의미삼아 사람과 사물, 과거와 현재, 쓸쓸함을 생각해 보았어요.

즉, 과거에는 함께 숨 쉬고 움직이며 ‘닿던 관계’였지만, 지금은 단절된 관계로 인한 상실감을 자전거에 빗대어 써 보았어요.

여전히 나의 자전거는 저를 기다리고 있겠죠?


강인수 

시인.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됐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과 우리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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