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틀담의 곱추
강인수
어릴 적, 주말의 명화에서
『노틀담의 곱추』가 상영되고 있었다.
불량한 음향을 타고 들리는
종소리는 내 방 창문에 매달려
끄덕거리고,
종지기 쾨지모도의 몸뚱아리는
화면을 벗어나
이미 내 곁에 앉아 있었다.
불공평한 이 세상,
어쩌란 말인가.
징그러워라, 내 모습이여.
하품이 쏟아지는 밤,
내 짧은 물음,
“당신은 오랫동안
너무 외롭지 않았던가?”
대답은 없었다.
창문에 매달린 종소리만
허공을 울릴 뿐
종지기, 애꾸눈 곱추가
먼지로 흩어지던 밤
불행한 사랑이
하나님께
완벽함에 대해 묻고 있다.
“그런데 제 등은 왜 휘었습니까?”
#시읽기
가끔은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산다. 나와 다른 불완전한 상태의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로 내 안의 결핍과 고독을 뛰어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쾨지모도의 죽음으로 다시 신에게 묻는 목도의 현장, 존재론적 항의를 해 봅니다.
#강인수
시인.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됐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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