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강인수의 문학산책 #92 반달/강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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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수의 문학산책 #92 반달/강인수

기사입력 2025.11.2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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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강인수 


적도에 뜬 반달은

윤기 어린 살결 

앙금 듬뿍 든 송편 같다


아, 송편이 먹고 싶었던걸까

때가 아닌 날들에

추석을 기다려본다


하늘 한복판에

팥알처럼 흩어진 별들도

어떤 날을 기다렸으면 좋겠다


아리아리

내일부터 조금씩

차오를 그 달,


외로운 어머니 혼자 드시는

찌그러진 양은 밥상 

닮아가겠지


올 추석엔

바리바리 싸가지고

바람 따라 먼 데 사는

딸 보러 오신다 했는데


그리움에, 그리움에


송편 같은 반달을

솔잎 같은 야자수에

걸어 두고,

시간도 함께 익어달라고 

기도한다


송편5.jpg
한국으로 시집온 필리핀 출신 가족들이 힘을 모아 송편 반죽을 빚고 있다. [출처: 정책공감]

 


#시읽기  

적도에 뜬 반달 한번 보세요. 앙금이 잔뜩 든 통통한 송편같은 달 송편, 꼭 추석때만 먹나요? 그리우면 먹는 거죠.. 어머니 명절에 인도네시아 온다고 하셨는데. 너무 그리워 시  한 편 오래전에 적어두었더랍니다. 코리안의 음식은 그리움입니다. 


#강인수 

시인.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됐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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