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강인수
적도에 뜬 반달은
윤기 어린 살결
앙금 듬뿍 든 송편 같다
아, 송편이 먹고 싶었던걸까
때가 아닌 날들에
추석을 기다려본다
하늘 한복판에
팥알처럼 흩어진 별들도
어떤 날을 기다렸으면 좋겠다
아리아리
내일부터 조금씩
차오를 그 달,
외로운 어머니 혼자 드시는
찌그러진 양은 밥상
닮아가겠지
올 추석엔
바리바리 싸가지고
바람 따라 먼 데 사는
딸 보러 오신다 했는데
그리움에, 그리움에
송편 같은 반달을
솔잎 같은 야자수에
걸어 두고,
시간도 함께 익어달라고
기도한다
#시읽기
적도에 뜬 반달 한번 보세요. 앙금이 잔뜩 든 통통한 송편같은 달 송편, 꼭 추석때만 먹나요? 그리우면 먹는 거죠.. 어머니 명절에 인도네시아 온다고 하셨는데. 너무 그리워 시 한 편 오래전에 적어두었더랍니다. 코리안의 음식은 그리움입니다.
#강인수
시인.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됐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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