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두 스깔리( 너무 그립습니다)
강인수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크게 말하지 않는다
누군가 늦게 와도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법을
먼저 배우는 얼굴들
앞마당보다
집 안쪽의 그늘을
더 오래 쓸고
쓰다듬는다
나는 여기서
이방인이고
잠시 머무는 사람인데도
이다,인다,아니, 이름들을
부를 때마다 주인처럼
마음을 풀어 지껄였다
언어가 더딘 나를
재촉하지 않고
끝까지 들은 뒤
고개를 끄덕이던 사람들
유창하지 못한 영어로
우대 받지 못해 작아졌던
어느 나라의 기억과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나는 여기서
사랑을 받고
꽃이 되었다는 사실을
떠나고서야 알았다
잘해 준 것도
없는데
오랫동안 못 만나다가
몇 주 만에 걸려온 이다의 전화
“뇨냐, 린두 스깔리”
부인,
너무 그립습니다
수줍게 떨군
그 몇 마디에
나는
뭉클하여 가슴을 쓰다듬었다
#시읽기
인도네시아에서 27년 살아온 생활을 돌아보면 나는 존중받고 사랑받았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들 언어를 마음껏 해석하고 내뱉어 타박했던 내가 부끄럽다는 생각! 본격적으로 bahasa를 배워본 지난 몇 달, 그 사회를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영어권이 아닌 곳이라서 존중받았습니다. 영어를 잘 못해서 우대 받지 못했던 영어권 나라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여기서 얼머나 쉽게 살았었던가... 감사했습니다.
#강인수
시인.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됐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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