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셀, 선물인가 뇌물인가
일부 정부 부처와 국영기업들은 명절 선물이 뇌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명절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
이슬람권과 인도네시아의 최대 명절인 이둘피트리
(르바란
)에는 친척
, 가까운 친구 또는 지인들끼리 빠르셀
(parcel)이라 불리는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다
. 우리의 명절 종합선물세트에 해당하는 것으로 예전에는 주로 과자와 과일주스 또는 과일 등 식품으로 구성됐으나
, 최근에는 조미료
, 주방용품
, 수건 등 내용물이 다양해지고 있다
.
하지만 정부는 부정부패 척결 정책을 일환으로 공직자들에게 빠르셀을 주고받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

대통령 며느리 “빠르셀을 보면 어린 시절 르바란 선물이 연상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의 며느리인 아니사 뽀한은 아직도 어린시절의 경험을 분명히 기억한다
. 이둘피트리가 다가오면 친척과 아버지의 지인들이 그녀의 집에 빠르셀을 보낸다
. 아니사는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강조하면서
, 빠르셀을 주고받는 풍습의 이면에 있는 친밀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를 금지한 것은 지나치다는 견해를 밝혔다
.
아니사는 그녀의 친정아버지인 아울리아 뽀한이 중앙은행에서 근무했고
, 이둘피트리가 되면 아버지의 친구들로부터 빠르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 아니사는 언제나 빠르셀을 개봉할 때면 설레었다며
, 그 안에는 과자와 시럽과 음료수 등이 들어있었다고 기억했다
.
아니사의 기억 속에는 빠르셀에 비싼 물건이 들어있던 적이 없다
. 그녀는
“과자부터 병에 든 사탕까지 모든 것이 단 것들이었다
. 빠르셀을 보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고 말했다
.
육군장교 아구스 하리무르띠 유도요노의 아내이자 딸 하나를 둔 아니사는 빠르셀을 여는 순간을 가장 기억나는 르바란의 추억이라고 언급했다
. 아니사는 이유야 어째든 정부가 빠르셀을 주고받지 못하게 금지함으로써
, 자신의 딸이자 유도요노 대통령의 손녀인 알미라 아이라 뚱가드위 유도요노는 자신과 같은 즐거운 추억을 가질 수 없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
아니사는
“보내는 사람이 가까운 친구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보내는 것이라면 공무원이라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라며
“매우 가까운 친구끼리 정부 정책 때문에 선물을 주고받을 수 없다는 것은 다소 어색하다
”고 말했다
.
이어 아니사는
“빠르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 내 아이도 예전에 내가 경험했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
린다 아말리아 사리 여성권익장관의 딸인 아미 디안띠 구멀라르는
“이것은 친구들과 친밀함을 표시하는 방법 중 하나
”라며
“내 기억에 빠르셀에는 초콜릿
, 과자 등 저렴한 물건들만 있었고
, 친척이 보내온 것에는 직접 만든 케익이나 박빠오
(전통빵
) 등이 들어있기도 했다
”고 소회했다
.
하지만 아미는
“요즘은 이것이 뇌물수수와 관련이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정부가 이를 금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며 정부의 부패척결 노력에 동의했다.
수스노 두아지 장군의 딸인 인디라 딴뜨리 마하라니는 아버지가 모든 빠르셀을 거절했다며 앞의 두 사람과는 다른 경험을 말했다
.
인디라는
“아버지는 가까운 친구에게 온 것조차 받지 못하게 했다
”며
“하지만 나는 빠르셀을 주고받는 풍습이 이슬람간의 소통
(silaturahmi) 원활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 이둘피트리에 빈손으로 친구를 방문하는 것은 무안하지 않을까
?”라고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