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면 귀성길과 귀경길의 교통상황을 알리는 방송이 실시간 방영되고, 가족들이 모여 앉아 추석 특집방송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산 지 3년 된 조민수(Binus 8) 양은 “한국에서는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사음식을 나눠먹으며 웃음꽃을 피워 명절 분위기가 물씬 났으나, 이곳에서는 우리 가족 4명이 엄마가 준비한 나물과 몇 가지 추석 음식을 먹으며 명절을 보냈다”며 아쉬워했다.
이역만리 타국이지만 제2의 고향인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가까운 이웃들과 함께 회식을 하거나 종교단체, 학교에서 한가위 잔치를 열었다.
추석인 8일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JIKS)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여하고 자부심과 긍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 한국인 교사는 물론 외국인 교사도 참여하는 한가위 잔치를 마련했다.
학부모들의 강강술래 공연을 시작으로 학생들의 사물놀이 연주, 전통예절 시범이 이어졌고, 스크린에 달을 띄워놓고 모두 함께 소원을 빌었다.
학년 대항으로 투호와 윷놀이를 했고, 외국인 교사들도 한복을 입고 학생들과 제기차기를 함께하며 민속놀이를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발리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2주만에 신랑이 인도네시아로 발령이 나서 찌까랑에서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는 유열매(31. 주부) 씨는 “이렇게 이웃들과 송편을 빚고 음식을 만들며 나누어 먹으면서 새삼 고향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타국이다 보니 이웃이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씨는 “처음에는 해외에서 명절을 맞으면 마냥 편할 것 같았고, 어린 마음에 시댁에 가서 일을 안 해도 된다는 마음만 들었다.”며 “하지만 막상 설이 되니 한국의 가족과 친지들 생각에 외롭고 쓸쓸했다”고 말했다.
최장오 씨는 “고향을 그리면 명절이 떠오르고, 명절이 다가오면 고향이 더 그리워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며 “더욱이 적도의 나라에서 해마다 맞는 추석과 설은 고국의 계절이 가고 옴을 느끼게 하는 전령사 역할을 한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3년 전부터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는 남석현 씨는 “조상님께 가족들 두루두루 잘 보살펴 주십사 하는 바람을 담아 절을 올렸다”며 “차례를 마치고 고국의 부모 형제들에게 안부 전화도 했다”라고 말했다.
뻘리따하라빤학교(SPH) 8학년에 재학 중인 이수빈 데일리인도네시아 학생기자는 추석 이틀 전인 6일 저녁에 자카르타 한인성당 땅그랑 공소에서 추석 위령미사를 드린 후,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기도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자란 이 양은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이자 이슬람 축제인 이둘피트리는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는 시간이고, 한국 명절인 추석은 가족•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