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詩鏡-친구 / 홍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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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鏡-친구 / 홍수희

기사입력 2014.09.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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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소중해지는 이유, 외로움 때문일까요? 꼭 그것만은 아니겠지요. 짐의 무게가 비슷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끼리는 추억과 미래를 공유할 수 있는 넓이가 있으니까요.

나이가 드니, 한걸음에 달려가고 달려오는 친구가 아니어도 좋다는 깊이도 생기는 듯합니다. 마음이 허전하고 시들할 때, 단지 생각만으로도 따뜻한 힘으로 차오르는, 친구가 있어 행복합니다...




친구
/
홍수희

오랜 침묵을 건너고도
항상 그 자리에 있네

친구라는 이름 앞엔
도무지 세월이 흐르지 않아
세월이 부끄러워
제 얼굴을 붉히고 숨어 버리지

나이를 먹고도
제 나이 먹은 줄을 모른다네

항상 조잘댈 준비가 되어 있지
체면도 위선도 필요가 없어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웃을 수 있지
애정이 있으되 묶어 놓을 이유가 없네
사랑하되 질투할 이유도 없네
 
다만 바라거니
어디에서건 너의 삶에 충실하기를
마음 허전할 때에
벗이 있음을 기억하기를
신은 우리에게 고귀한 선물을 주셨네
우정의 나뭇가지에 깃든
날갯짓 아름다운 새를 주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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