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국립한글박물관 개관식에서 참석자들이 오색 한지 테이프를 잘라서 날리고 있다. (사진=데일리코리아 제공)
[데일리코리아 창간기획] 568돌 한글날 개관한 국립한글박물관을 가다
(서울.데일리코리아=자카르타.데일리인도네시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문영호)이 9일 568돌 한글날을 맞아 공식 개관한다.
이에 앞선 8일 오후 2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부지 내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김종덕 문체부 장관, 문영호 국립한글박물관장과 학계•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한글자료 기증자, 인근학교 학생 등 각계각층의 국민과 해외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한국어학당 학생 등 3백여 명이 참석해 개관을 축하했다.
국립 한글박물관은 연면적 1만 1,322㎡,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문화행사•전시•교육 등이 가능한 야외 잔디마당과 쉼터가 마련됐다. 1층에는 네이버문화재단 기부로 도서관 '한글누리'가 설치되었다. 2층에는 상설전시실과 한글 문화상품점, 3층에는 기획전시실, 어린이를 위한 한글놀이터, 외국인을 위한 한글배움터 시설을 갖췄다.
국립한글박물관의 전시를 통해서는 세종대왕이 뿌린 ‘한글’이라는 씨앗이 어떻게 현대의 한글문화를 꽃피우게 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한글이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한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는 전시가 열린다. 유물, 영상, 조형물, 이야기엮기(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하였다.
상설전시실에 한데 모인 각 시대의 한글 자료에는 한국인의 삶이 지나온 이야기들이 간직되어 있다. 한글 역사에서 중요한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월인석보’ 뿐만 아니라 생활 속 한글 사용을 살펴볼 수 있는 한글 편지, 한글 악보, 한글이 새겨진 도자기•소반 같은 생활용품, 옛 시가집 등 700여 점의 유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상설전시실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전시실 입구에서 유물 지도와 한글 이야기가 담긴 이야기책을 활용하면 좋다. ‘배움의 길을 열어준 한글’, ‘그림과 어울린 한글’, ‘한글, 세계와의 만남’ 등 세 가지 이야기에 따라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이 ‘배움’ 경로를 선택하면 최초의 한글 해설서인 ‘훈민정음’과 ‘훈몽자회’ 등 한글로 된 한문 교육 교재들부터 최초의 국정 국어교과서 ‘바둑이와 철수’까지 우리 교육의 중요한 토대가 된 한글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한글을 창제하여 독자적인 우리 문화의 기틀을 세운 세종대왕을 주제로 한 ‘세종대왕, 한글문화 시대를 열다’가 마련됐다. 세종대왕의 업적과 일대기, 세종 시대의 한글문화, 세종 정신 등을 주제로, 전통적인 유물과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정연두, 이지원, 함경아 등 현대 작가의 작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전시 협업 큐레이터인 김미진 교수(홍익대 미술대학원)는 “과거와 소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한글의 지향점을 전시에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 네이버의 후원으로 만든 1층 도서관 '하늘누리'. (사진=데일리코리아 제공) 어린이를 위한 체험공간 ‘한글놀이터’와 외국인을 위한 배움공간 ‘한글배움터’
‘한글놀이터’는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즐겁게 놀면서 한글이 가진 힘과 의미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제1부 ‘쉬운 한글’에서는 한글을 만든 원리를 익힐 수 있다. 제2부 ‘예쁜 한글’에서는 한글과 그림으로 생각을 표현하고, 제3부 ‘한글문예동산’에서는 한글과 관련된 문학과 예술을 특별전 형식으로 만나볼 수 있다. 9일 첫 번째 전시로 ‘자유로운 세상을 꿈꾼 영웅, 홍길동’이 열린다.
3층 한글배움터는 외국인들의 한글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체험 공간이다. 한글 자모의 종류와 구조, 자모 합자방법을 발음과 함께 살펴봄으로써 소리글자인 한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됐다. 한글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인터넷으로도 전시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한글박물관은 전시뿐만 아니라 한글과 한글문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자연 속 한글탐험’, ‘고전의 재해석’ 등을 비롯해 청소년, 교사 대상의 박물관 전시 연계 교육을 운영한다.
한글박물관은 이번 개관이 국가적 차원에서 한글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여 미래 세대에 전승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글박물관은 훈민정음 창제 전후에서부터 현재까지 한글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대표하는 자료를 2011년부터 수집하여 모두 1만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이중 기증자 34명으로부터 ‘습례국(제례를 익히는 놀이판)’, ‘훈맹정음(한글장애인을 위한 점자책)’, ‘논어언해’ 등 7,500여 점을 기증받았다. 구입을 통해서도 ‘정조어필 한글편지첩’, ‘김씨부인 상언’, ‘무예제보’(조선 최초의 한글 무예서) 등 2,500여 점을 수집했다. 수집된 한글자료는 박물관의 전시, 교육, 연구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일반 시민들은 한글날인 9일 오전 9시부터 첫 관람을 할 수 있다. 관람은 무료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9일에는 한글 디자인 타요버스가 박물관 앞에 정차한다. 타요버스에 탑승해서 한글 문제를 맞히면 선물을 증정하는 행사가 열린다. 이날 신달자 시인과 한글 디자이너 안상수의 책사람(휴먼북) 행사가 열린다. 11일에는 한글 주제 음악극 공연과 기획전시 참여 작가 10인과의 대화가 잇따른다.
한글박물관은 연못을 끼고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어 자연과 문화가 조화된 시민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글의 역사와 가치를 일깨우는 전시와 체험,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국립한글박물관은 2010년 박물관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2013년 8월에 준공되었다. 2013년 5월 한글 관련 학계•단체, 디자인, 문화예술계 관련 분야 전문가 30명으로 개관위원회(위원장 홍윤표 전 연세대 교수)를 발족하였으며, 올해 2월 국립한글박물관 직제가 시행되면서 개관을 위한 실무작업을 수행해 왔다.
네이버와 구글이 후원한 시설들
한편 국립한글박물관 시설의 일부는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 구글의 후원으로 조성되었다. 한글과 문자 관련 자료를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한글누리(도서관)와 야외 잔디마당과 쉼터 공간은 네이버가 기부했다. 어린이 및 외국인을 위한 한글 배움과 체험 공간인 한글놀이터•배움터는 구글이 후원했다. 향후 한글박물관은 두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외에 한글의 가치를 널리 알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