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詩鏡 - 떠나온 날에 / 박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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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鏡 - 떠나온 날에 / 박정자

기사입력 2015.05.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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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여행길에서 장터를 만나면 참 반갑습니다. 살 것 없어도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만져보고 말 걸어보는 재미가 여행의 흥을 한층 돋우어주지요. 

강원도 봉평이었을겁니다. 오일장에 섞여 눈요기를 하고 있는데, 참 못나게 구어진 점토 찻잔 하나가 발길을 붙잡더군요. 손가락으로 튕기니 쟁쟁 맑은 소리가 마음을 환하게 했습니다. 

촌스러운 모양과 소리 때문에 서슴없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떠나온 날에 / 박정자


붐비는 장場거리를 기웃거렸어

뒤뚱이며 모자란 양이 딴에도 부끄러운지
어색한 치장까지 하고 나앉은
흑갈색 찻잔
우스워 서슴없이 만져보았지

모두 잘나고 매끄럽게 빠진 세상에
촌장에서도 촌스런 모양새라니 

그런데 왜일까
따뜻하고 편안한 정감
가득 고여 넘쳐나는 거
오래 전에 잃어버린 주머니 속 조약돌
오늘에야 되찾은 듯 이토록 행복해지는 거 

그 못난 찻잔이, 찻잔이 말야
맑은 종소리로 내 얼굴의 분칠 닦아내며
우리 서로 얼마나 닮은꼴인지
저도 나처럼 허릴 잡고 웃어대는데 

그것마저 어쩐지 싫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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