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패션으로 재조명 받는 가발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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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으로 재조명 받는 가발산업

기사입력 2015.08.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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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한인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 모색 -가발산업-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시행하는 2015년 재외동포 언론사 기획취재 지원사업과 관련, 본지가 제출한 ‘인도네시아 한인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 모색’이라는 주제가 선정되었습니다. 한국인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50여년 간 수많은 기업이 생겼고 그 중에는 탄탄하게 자리잡은 기업도 있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기업도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경제 발전과 산업구조 변화에 적응하면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의 노하우를 살펴보고 향후 한인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해 보겠습니다. 지난 7월부터 인도네시아 주요 지역을 방문해 현장을 취재한 기사를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 가발제조회사 성창 인도네시아의 쇼룸에 전시된 가발 제품.

최근 외모에 대한 관심 상승에 따른 가발 수요 증가와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가발산업이 최근 재조명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최대 가발회사 PT 성창 인도네시아(이하 성창)의 김영율 대표는 “인류가 존속하는 한 가발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탈모로 인한 가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미용 목적의 가발 시장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ㅁ 가발산업을 재조명하다.

한국이 가발산업을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있다. ‘한국 가발산업 발전방안 마련 토론회’가 지난 4월 9일 한국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신학용 국회의원(국회 지속가능경제연구회 회장), 김동철 국회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전순옥 국회의원 주최로 진행됐다. 국내 가발산업을 재평가하고 향후 글로벌 산업으로의 재육성을 위한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발제자들에 따르면, 현재도 전 세계 가발시장의 60~70% 이상을 한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세계 가발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시장에서 한인동포가 유통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한인 주도로 가발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대표적인 가발제조업체는 한국계 기업들이다. 가발산업은 과거 1960~70년대 한국의 주력 수출상품이었지만 이후 인건비 상승과 수요감소, 후발 개도국과의 가격 경쟁 등으로 침체됐다. 이에 한국에서 가발산업에 종사하던 인력들이 기술과 자본을 가지고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이주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가발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단순히 대머리를 가리는 제품이었지만 최근에는 언제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미용제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가발, 탈모 전용 샴푸, 탈모치료제 등을 포함한 전체 한국 탈모 관련 시장 매출 규모는 2004년 4천억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4조원으로 10배가 됐다. 이 중 가발 시장 규모는 1조원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이런 추세가 한국과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ㅁ 인도네시아 가발산업에서 한국기업의 현황 

인도네시아에는 한국계 가발과 속눈썹 생산업체가 50여 개 있고, 이들은 서부자바주 수까부미와 가룻, 중부자바주 뿌르발링가, 족자카르타, 보보사리, 반자르, 동부자바 시도아르조 등에 산재해 있다. 

뿌르발링가와 주변지역에는 가발과 속눈썹 제조회사가 24개 있고 이 중 70%가 한국기업이다. 이 지역에서 가발산업이 고용한 노동자는 약 3만 명이고, 한국기업이 고용한 인력이 2만5천명 가량이다.  

ㅁ 인도네시아 가발 시장에 대해 

김 대표는 아직 초기단계로 현재 저가 저품질 제품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지만 개인소득 상승에 따라 향후 고품질 제품과 올림머리를 위한 헤어피스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성창은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고급 제품을 가지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숍을 시도하고 있다고 그가 말했다. 

ㅁ 인도네시아 가발산업에 대한 전망 

김 대표는 앞으로 인도네시아에서 가발제조업이 10~15년 가량 존속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 기간에도 인력을 감축하면서 고가 정책으로 전환하고 내수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그는 인구가 많고 노동력이 저렴한 중국과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아프리카에서 가발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저가제품에서 탈피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보았다. 

인건비 상승 때문이라면, 그는 아프리카나 미얀마 등 외국보다는 자바섬 내륙이나 인도네시아 동부지역으로 이전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을 냈다. 단순히 인건비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에 대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 및 물류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ㅁ 자카르타에서 중부자바 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에게 

김 대표는 최근 노동집약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자카르타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임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부와 중부 자바로 이전하고 있다며, 먼저 진출 기업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길 당부했다. 

그는 중부자바 도로는 외길인 경우가 많고 현지인들은 주거지에서 가까운 곳에 취업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기존 공장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설립해야 인력 수급과 관련해 충돌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족자카르타에서 신규 기업 진출로 인건비 싸움이 벌어져서 인건비만 올려 놓은 사례가 있다며, 좁은 지역에 공장이 몰릴 경우 인력 수급이 어려워지고 결국 인건비 상승과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본인은 공장을 낼 때 3~4개월 동안 대상지역의 주변 마을을 일일이 방문해 주민들의 성향과 실제 인력이 얼마나 될지 파악하고 도로 사정, 물과 전기, 인허가 문제, 관공서와의 협력 등도 조사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현지인 한두 명과 관공서장 등을 만나면 자신들과 관계 있는 토지를 권하고, 선거 직전에는 무조건 된다고 말하며 사례금을 먼저 챙기려 한다며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ㅁ 구직자들에게 

김 대표는 “놀고 싶으면 자카르타에 취업하고 돈을 모으고 싶으면 시골에 취업하라”며 껄껄 웃었다.

그는 현재 두 아들에게 가발 디자인과 생산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며, 현지인 직원을 관리하려면 기술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지인 직원 중에는 20년씩 일한 직원들이 많고 그들은 전문가다. 한국인 신참 매니저가 오면 그들과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데 그때는 실력으로 제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조업에서 2년을 넘기는 사람이 드물다”며 “기업을 들락거리다 보면 기술과 신용이 축적되지 않는다. 한국인이라고 뽑던 시절은 지났다”고 단언했다.  

그는 “20대 후반에 입사해서 몇 군데 옮기고 나면 30대 후반이 된다. 회사 입장에서 전문성이 없는 40대를 고용하기는 어렵다”며 “일반직일 경우 관련 기술과 업무를 가르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더 높은 20대를 뽑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장기간 안정된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분야로 제조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인기업들 가운데 제조업 비중이 높은 점을 다른 국가와 비교해 인도네시아 한인사회가 안정적인 이유로 보는 의견도 많다. 

특히 가발은 수요가 증가하는 제품이고, 세계적으로 또 인도네시아에서도 한인기업들이 생산과 유통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부분으로 관심이 필요하다.  

지방으로 이전하고 있는 제조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 이전 지역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 △ 한국기업간 협의체 구축 △ 숙련공 육성 △ 지속적인 신기술 도입과 개발 △ 한국 젊은이들이 지방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프로그램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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