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경 - 2월 /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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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 - 2월 / 오세영

기사입력 2016.02.0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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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현대를 뉴스와 정보의 바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지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지식으로 가득 찬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지식이 현상이라면 본질에 해당하는 의미는 지혜이겠지요. 

지식이 지혜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라는 물음 뒤에, 왜? 라는 물음이 진지하게 따라붙어야 하지 않을까...... 오늘의 시를 읽으며 화두 하나를 가져봅니다. 본질은 시간의 속도가 아니라 내면의 계단임을 말하고 싶었으리라 시인의 마음을 헤아려보면서요.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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