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불법체류 동포 돕는 권태일 재외한인구조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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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 동포 돕는 권태일 재외한인구조단장

기사입력 2016.02.2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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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체자 10만 명 웃돌아…귀국과 재활 돕는 일 시급"

"재외동포가 거주국에서 불법체류자(이하 불체자) 신세로 전락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대부분 범죄를 저지른 도피자일 거라며 색안경을 끼고 보지만 만나 보면 처지가 딱하거나 사연이 기구한 사례가 많습니다. 이들을 더는 내버려두지 말고 고국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정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해외에서 불체자로 전락해 곤경에 빠진 재외동포의 귀국과 재활을 돕는 권태일(62) 재외한인구조단 총괄단장은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 10위의 국가에 걸맞게 해외 원조 규모를 늘려가는 마당에 곤경에 처한 우리 동포를 돕는 일에 인색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 단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제70차 재외동포포럼'에서 '재외한인구조단의 필요성과 활동 목표'란 제목으로 주제발표에 나서 재외동포 구조 활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권태일 재외한인구조단장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불체자가 돼 구조단에 도움을 청해온 사람을 만나보면 딱한 처지가 많습니다. 합작회사를 세우거나 직접 기업을 세웠는데 부도가 나서, 사기를 당해 오갈 데 없는 신세라서, 현지 직원에게 여권을 맡기며 비자 연장을 지시했는데 그가 서류를 갖고 도망가 버려서 등 사연도 십인십색이지요. 본인이 원하지 않았지만 공교롭게 불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입니다. 물론 고국 또는 현지에서 불법을 저지르고 도피를 하다 보니 불체자가 된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 중에는 죗값을 치르겠다는 결심으로 고국에 돌아오고 싶어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들을 도와 고국에서 재활과 갱생의 길을 걷도록 하는 것이 구조단의 목표입니다."

인천시 부평의 사랑밭 선교교회 목사이자 구호 단체 '사단법인 함께하는 사랑밭'과 월드쉐어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중국 베이징에 사랑밭 교회를 설립하면서 불체자와 인연이 닿았다. 

2011년 현지에서 불체자 구제에 앞장서고 있던 김성학 북경한인회 부회장으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아 한두 사람씩 구제하다 보니 어느새 100명을 훌쩍 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현지 정부와 수월하게 협의하려면 공식 명칭을 지닌 기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해 지난해 4월에 구조단을 출범시켰다. 

그는 사랑밭 선교교회와 구조단을 통해 지금까지 불체자 165명의 귀국을 도왔다. 

권 단장은 불체자를 돕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귀국 후 재활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당국의 검문에 걸릴까 두려워하며 노숙자로 사는 등 밑바닥을 전전긍긍하다 보니 불체자들은 심신이 피폐해져 있습니다. 귀국해도 친인척이나 지인과 절연돼 도움받을 곳이 마땅치 않은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일에서부터 기술 습득 등을 통한 재취업으로 사회에 복귀하기까지 재활이 절실합니다. 구조단이 무의탁공동체 시설이나 양로원과 연계해 돕고 있지만 시민단체라서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재활센터를 설립해야 합니다."

그는 "해외 한인 불체자는 10만 명을 웃돌고 있다"며 "재외동포가 많이 사는 미국, 중국, 일본에 불체자가 많으며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곳곳에 존재한다"고 전했다. 

구조단은 불체자를 고국으로 데려오는 데 필요한 벌금과 항공료 등 경비를 함께하는 사랑밭과 월드쉐어를 비롯해 국내외 독지가의 기부 등으로 조성된 구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 구조단이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동남아를 중심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권 단장은 "불법체류에 따른 벌금을 감액받거나 구류 등의 처분을 면하게 하려고 현지 한국 공관과 한인회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구조 활동을 원활하게 하려면 현지 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한인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불체자 문제를 가장 잘 아는 곳이 한인회입니다. 한인회장이 재외한인구조단의 현지 단장을 겸직해 준다면 구조활동이 지금보다 몇 배 탄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불체자 문제를 한인사회나 한국의 치부라고 여겨 감추려고만 하지 말고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많은 사람이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겁니다."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동포사랑 쉼터'가 문을 여는 것을 돕기도 한 그는 "불체자가 귀국 전 임시로 머물 장소 마련이 시급하다"며 "구조단도 쉼터 건립에 힘을 쏟고 있지만 한인사회가 나서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고 호소했다.

"불체자가 자진 신고 후 고국으로 돌아오려면 신상 조사, 벌금 선고, 노역, 추방까지 행정 절차가 짧게는 한 달에서부터 몇 개월씩 걸립니다. 대기하는 동안 머물 곳이 없어 노숙하다 보면 범죄에 연루되거나 건강을 잃을 위험이 큽니다. 쉼터가 있으면 안심하고 머물 수 있고 관리가 가능하므로 무사히 귀국시킬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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