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인도네시아 네 번의 설… 종교적 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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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네 번의 설… 종교적 관용"

기사입력 2017.03.2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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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관용.jpg▲ 인도네시아의 종교적 관용을 상징하는 풍경. 자카르타 중심부에 이슬람대사원과 가톨릭 대성당이 한 길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맨앞이 이스띠끌랄 대사원의 돔, 뒤에 첨탑은 대성당이다. [데일리인도네시아 자료사진]
 
2017년 양력설과 음력설에 이어 세 번째 설인 발리 힌두교 새해가 3월 28일이다. 발리 힌두교를 믿는 발리 사람들은 이날을 녀삐(Nyepi) 또는 '침묵의 날'이라고 부른다.

인도네시아는 종교적 관용을 상징하기 위해 이슬람, 기독교, 발리 힌두교 등 종교축일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양력설, 발리 힌두신년, 이슬람 신년 및 음력설 등 네 번의 설을 쇤다.  

과거에 인도네시아는 종교적 화합을 상징하기 위해 개별종교 활동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전통문화를 관광상품으로 부각시키는 경향과 인도네시아에서 각 종교계가 포교활동을 강화한 점, 그리고 이를 이벤트로 활용하는 상업적 마케팅까지 가세해 각 종교의 새해가 큰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양력 1월 1일인 양력설은 실질적인 새해로 모든 업무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날이다. 종교축제라기 보다는 성탄절과 연말연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세속적인 행사가 주를 이룬다. 

인도네시아에서 음력설은 임렉(Imlek)이라 불리며, 중국인들의 설이라고 알려져 있다. 많은 중국인들이 유교와 불교를 믿기 때문에 종교적 배려도 있다. 올해 임렉은 양력 1월 28일이었다.  

1965년 공산 쿠데타를 진압한 수하르토 장군은 1967년 대통령의 권좌에 오른 후 공산 쿠데타의 배후 세력으로 화교들을 지목하고 설을 포함해 중국 종교와 문화, 언어, 교육 등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중국 전통문화의 맥이 끊어지는 듯 했다. 

32년간 철권 통치를 벌이던 수하르토 대통령이 1998년 민주화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다원주의를 주창한 압두라흐만 와힛 제4대 대통령이 국민 대화합을 위해 중국문화 억압정책을 폐지했으며, 제5대 대통령인 메가외띠 수까르노뿌뜨리 대통령의 집권기인 2003년부터 임렉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했다. 

과거에는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 설날 분위기가 났으나 지금은 쇼핑몰이나 상점을 중심으로 시내 어디에서나 빨간색 종이에 쓰인 황금색 한자 “꽁시파차이(恭喜發財, Kong si pa chai)”와 매화꽃, 버들가지, 금귤을 볼 수 있다.

녀삐는 힌두교 사카 달력의 새해 첫 날이자 춘분이 있는 달에 첫 달이 뜨는 날로 올해는 양력 3월 28일이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힌두교인들은 자기 정화와 내면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불을 끄거나 일을 하지 않고 외출이나 여행도 자제하는 등 집안에 머물며 행동을 엄격하게 절제한다. 

발리에서는 이날 24시간 동안 외출이 금지되고, 교통수단도 두절되며, 항공기의 이착륙도 중단된다. 다만 세계적인 관광지임을 고려해 호텔과 같은 허가된 지역에서는 불을 켜고 일상활동을 할 수 있으나, 타종교인들도 힌두교인들을 존중해 소란스런 행위를 자제한다.       

발리 외에 자카르타나 동부자바 브로모 화산 주변 지역 등 상대적으로 소수에 속하는 힌두교도들은 공통체나 가족 단위로 전통풍습을 지킨다. 

네 번째 설은 히즈라(Hajriya, 거룩한 도피)라고 부르는 이슬람 새해로 올해는 9월 21일이다. 이슬람 예언자 모하마드가 메카 기득권층의 압박에 밀려 메디나로 이주하게 되는데, 히즈라가 일어난 서기 622년 7월 16일이 이슬람 원년의 시작일이다. 이슬람력은 1년이 354일로, 무하람 달의 시작도 매년 10~11일씩 당겨진다.

이슬람 새해에는 특별한 음식이나 풍속은 없고 전날 사원에서 무하람(Muharram) 예배를 드리고, 당일에도 코란을 독송하거나 기도를 올리는 정도다. 

무하람은 ‘성스럽다’는 의미이며, 이슬람력의 첫 번째 달로 이슬람권에는 한 달 동안 싸움이나 전쟁을 금한다.

인도네시아는 국민의 85% 이상이 무슬림이지만, 온건 성향의 이슬람국가로 헌법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슬람교 외에 개신교, 천주교, 발리 힌두교, 불교 및 유교를 공식 종교로 인정한다. 방대한 군도를 통일하면서 단일언어를 채택한 대신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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