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 머리냄새가 맡고 싶어, 엄마/ 최장오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시] 머리냄새가 맡고 싶어, 엄마/ 최장오

인문창작클럽 연재2
기사입력 2017.09.21 20:1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인문창작클럽(INJAK) 소개 
인문창작클럽 (인작: 회장 박정자)의 회원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인으로 구성되었으며, 개개인의 다름과 차이를 공유하고 교류하면서 재인도네시아한인사회를 조명하는 새로운 시각이 되고자 노력하는 모임입니다.
인작회원들이 데일리인도네시아와 자카르타경제신문에 글을 동시연재합니다. 


머리냄새가 맡고 싶어, 엄마

최장오

그 냄새가 동백기름 같기도 하고 시큼한 땀냄새 같기도 하고 물큰 비 냄새 같기도 한데
기억 속엔 미끌미끌하니 영 잡히지가 않는다.
찬밥 한 덩어리에 노곤해져 툇마루에 곤하게 자던 아이 하얗게 눈 까뒤집으며 버둥거린다, 경끼.
엄마는 아일 들쳐 업고 서낭당 너머 침쟁이 있는 반주막까지 십여리 길을 내달렸다.
희미한 정신줄 속에서도 목덜미로 타고 흐르던 아득한 머리냄새,
검정고무신 뒤꿈치에서도 같은 냄새가 났다.
반주막(半酒幕) 불빛을 뒤로 타박타박 걷던 언덕배기에서도 선연하고 깊은 머리 냄새가났다.
오래 전, 서낭당 돌무더기 깔고 앉은 간이 정류소
산 그림자만 머물고 엄마의 머릿수건은 서둘러 바람에 날려가고 기억은 자꾸 미끄러져 내린다.


최장오 시인.jpg▲ Photo by Hyun Young Cho /manzizak
 


*** 시작 노트 

수까르노하따 공항에 첫발을 내딛던 그 날, 끈적끈적한 열기와 함께 온 몸을 자극하던 냄새
그 특유의 인도네시아의 냄새를 잊을 수가 없다.
그 냄새가 나의 일부인 양 이십여년 넘도록 그렇게 살아왔고, 강렬하던 향기가 언제부터인가
무뎌지기 시작했다.
몸 속 깊이 내재된 냄새는 그런가 보다,
잊고 살아가다 간혹 몸살처럼 살아나는 냄새가 있다 향수처럼……
어릴 적 몸 속에 숨어 있던 젖내 같은 추억이 그렇다 불쑥불쑥 찾아오곤 한다
어머니인가 고국인가 하는……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