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성철칼럼] 4차 산업혁명 목전에 둔 한인사회를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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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칼럼] 4차 산업혁명 목전에 둔 한인사회를 위한 제언

기사입력 2017.12.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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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jpg▲ [데일리인도네시아 자료사진] 광복 70주년을 맞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16일 자카르타 중심 도로에서 양국 국민이 참가하는 걷기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이 걷기 행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강희중 재인도네시아 문화예술단체 총연합회장, 신기엽 재인도네시아 한인회장, 조태영 주인도네시아 대사, 자롯 사이풀 히다얏 자카르타 부지사, 한명숙 전 국무총리, 오계영 주인도네시아 대사의 부인.
 

급변하는 한인사회…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대의 협업이 ‘화두’
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빠른 기술 발전과 초연결 사회, 급속한 글로벌화로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앞으로 삶은 급변하는 변화에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신흥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사는 한인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수년 전만해도 제도권의 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해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하다가 정년퇴직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디지털 초연결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50대 이상은 아날로그 시대에 태어나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느라 혼란스럽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한마디로 좀더 복잡다단한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이러한 추세의 하나로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에 다양한 단체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분위기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20여년 전 이곳 한인사회는 종교단체와 동문회, 향우회 등 친목단체 위주로 형성됐다. 마치 가족처럼 지내는 분위기의 한인 공통체였다. 하지만 지금의 한인사회는 거주자가 3만명이 넘고, 처음 한인사회를 개척한 1세대부터 2세대를 거쳐 손자와 함께 사는 공동체로 변모했다. 한인사회의 산업구조도 과거에는 목재업종과 노동집약산업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이를 기반으로 한 중화학공업과 물류, 유통, 금융, 정보통신 등 다양한 서비스업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인도네시아로 이주해 한인사회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한인 단체들이 세분화되고 있다. 한인회 등 기존 단체에서도 별도로 청년회를 두고 있으며 경제 분야와 사회·문화 분야에서도 다양한 단체가 생기고 있다. 또 동호회도 과거 단순한 취미활동에서 좀더 전문화된 문화·예술 활동을 추구하는 전문가들의 단체로 분화하는 추세다. 

2009년부터 재외국민 선거제도가 도입돼 대선 및 총선에서 재외국민의 투표가 가능해지고, 우리정부의 750만 재외동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정부 산하 단체도 분야별로 민주평통, 코윈, 한상, 옥타, 대한체육회 등 해외지부를 늘리고 있다. 최근 '416 자카르타 촛불행동' 등 시민단체도 출범해 고국과 해외 동포간 소통이 더욱 긴밀해졌다. 

각종 한인단체가 양적으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구성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단체를 운영하는 관리적인 측면에서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해 단체 구성원간 마찰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현재 국내외 한인단체에 갈등을 유발하고 분열시키는 요인으로 △단체의 사조직화 △민주적 절차가 아닌 집행부 또는 단체장의 일방적인 의사결정 △회원들간 갈등 조정 기능 부재 △회계 불투명 △콘텐츠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단체는 여러 사람이 모인 곳이고 단체에서 개인의 권한은 ‘회원 수 나누기 1 (1/n)’이다. 단체장이 그 단체에 가장 많은 열정, 자금, 시간을 투자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체장이 마음대로 단체의 의사결정과 자금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 

각 사안을 논의할 때, 의견에 대한 반대와 사람에 대한 반대를 구분해야 한다. 단체장과 의견이 다른 것을 단체장의 권위에 도전하거나 단체장을 반대한다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회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필요하다면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단체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다. 단체는 목적한 활동을 통해 회원들의 권익과 사회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자바 전통 의사결정 방식은 협의와 만장일치다. 의제에 대해 모든 사람이 의견을 말하고, 반대하는 의견을 설득해서 만장일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법이지만 구성원 간 갈등은 적다. 한인단체들이 참고할만한 인도네시아의 예다. 

자금 문제는 단체 내에 갈등을 유발하고 단체의 활동을 위축시킨다. 한인단체가 회비와 후원금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하고 정기적으로 회원과 후원자들에게 보고한다면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지속적인 참여와 후원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한인단체는 목적과 비전에 맞는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또 오프라인과 온라인 소통에서 예의를 지켜야 한다. 오프라인에서도 말실수 하기 쉽지만 얼굴을 보지 않고 글로만 소통하는 소셜미디어는 자칫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피할 수 없는 흐름인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의 해법으로 독립된 개인들의 연대와 협업을 제시한다. 한인사회도 다양한 연령, 직업, 라이프스타일, 취향, 학습한 지식,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시각 등이 공존하면서 단체와 모임이 더 세분화·전문화될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구성원 간 권력의 이동과 분산이 이루어질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만날 한인단체는 회원 개개인이 목소리를 더 많이 내고 사안에 따라 참여하는 느슨한 조직이 될 것이다. 과거처럼 단체장의 말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단체장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권한을 갖기 힘들 것이다. 골프에서 비거리를 늘릴 때 힘을 빼듯 이제 어깨에 힘을 빼야 한다. 마음과 눈과 귀를 열어 다양한 지식과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 신참자를 포용하지 못하는 공동체는 고령화되고 위축될 것이다. 바다는 모든 강물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커질 수 있었다. 다양한 해초와 물고기 그리고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이 공존하는 큰 바다는 썩지 않는다. 고인 물이 썩는 연못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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