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줄게 있어. 퇴근 길에 내 사무실에 꼭 들려.”
“좋아. 벌려 놓은 일이 있어서 마무리하는 대로 갈게.”
같은 건물, 같은 동네가 아니고는 자카르타의 지독한 교통 체증 상황에서는 이런 대화는 기대하기 어렵겠지요? 2018년 아시안 게임을 넉 달 앞두고 자카르타는 도로 확충과 정비 작업이 한창입니다. 앞으로 나아질 거라고 믿으며 오늘도 약속 시간보다 1시간 이상 일찍 출발합니다. 오늘도 힘차게 시작하세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실수를 피할 수 있는 표현일수록 우리는 익숙한 대로 별 고민 없이 잘못 사용하곤 합니다.
보이시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줄게 있어. 퇴근 길에 내 사무실에 꼭 들러.”
“좋아. 벌여 놓은 일이 있어서 마무리하는 대로 갈게.”
들려? 들러?
벌려? 벌여?
먼저,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라는 뜻으로 쓰는 단어는 ‘들르다’입니다. 그리고 ‘들르고, 들르니, 들르지, 들러(들르-/-어)’ 등의 형태로 활용됩니다.
반면 ‘들려’는 ‘들리다’가 기본형으로 주로 ‘듣다’와 ‘들다’의 피동형으로 쓰이며 ‘들리고, 들리니, 들리지, 들려(들리-/-어)’ 등의 형태로 활용됩니다.
“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생수 한 병 사오세요.”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 오네요”
“아이의 손에 아이스크림이 들려 있어요.”
다음으로, ‘벌여’는 ‘벌이다’가 기본형으로 ‘일을 계획하여 시작하거나 펼쳐 놓다’라는 뜻으로 ‘벌이고, 벌이니, 벌이지, 벌여(벌이-/-어)’ 등의 형태로 활용됩니다.
반면 ‘벌려’는 ‘벌리다’가 기본형으로 ‘둘 사이를 넓히거나 멀게 하다’라는 뜻으로 ‘벌리고, 벌리니, 벌리지, 벌려(벌리-/-어)’ 등의 형태로 활용됩니다.
“이번에 새로운 사업을 벌여 바빠졌어요.”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여 나가기로 했어요.”
“입을 크게 벌려 큰 소리로 웃어 보세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