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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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21

기사입력 2019.09.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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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이 타는 가을 강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죽은 가을강을 처음 보것네.

    경상남도 사천시 박재삼문학관 입구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시비(詩碑)’에서 옮김
    ―이 시는 맞춤법 표기와 띄어쓰기 등 워낙 이본(異本)이 많아서 시비의 표기에 따름

식물원카페18일.jpg▲ 사진 김상균
 

아니나 다를까, 추석을 넘기자 아침, 저녁으로 피부에 닿는 찬 공기가 가을임을 느끼게 합니다. 자연의 섭리라고들 얘기하죠. 알면서도 너무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혹감마저 듭니다.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후배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갔던, 오래전 양산군 동면의 추억이 떠올라 눈가에 물기가 배는, 아! 가을입니다.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김수철의 ‘삶과 죽음’입니다. 가을의 허전함을 대금 소리로 가득 채우시길…


김상균 시인.jpg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90년대 초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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