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인도네시아 한인들은 어떻게 살아왔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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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한인들은 어떻게 살아왔나(1)

기사입력 2019.11.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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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jpg▲ 2010년 광복절을 기념해 한인들이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에서 흥겨운 잔치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자료사진]
 
[편집자주] 이 글은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편찬을 위한 사료로, 한인들이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첨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인뉴스를 비롯한 여러 한인 미디어에 게재합니다.  이 글 주제와 관련해 사진과 기록물 등 다양한 자료를 제보해주시면, 스캔 또는 사진촬영 후 돌려드리겠습니다. 한인사에는 편집을 거친 사료를 전체 분량을 고려해 일부만 사용할 계획입니다. 인도네시아 한인사의 주역인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는 정체성 확인과 미래로 나가기 위한 노력 
글: 조연숙 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국장 

역사학자들은 역사를 탐구하는 이유에 대해, 역사란 단순히 과거 속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 다양한 형태로 스며들어서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거의 한인들은 이역만리 낯선 땅 인도네시아에서 어떻게 살았나? 지금 한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앞으로 한인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한인 100년사 집필은 인도네시아에서 사는 한인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다.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집필진은 일반적으로 한인사 서술 방식대로 사건과 인물 중심의 연대기 형식을 사용하고, 여기에 더해 한인들의 생활사를 기록하기로 했다. 사계절이 있는 한국에서 계절이 바뀌지 않고 사시사철 더운 나라 인도네시아로 온 사람들. 한국인들은 낯선 인도네시아에서 알파벳 읽기와 현지 날씨에 대응하기, 빨래하기, 음식 만들고 보관하기, 운전기사가 있는 자가용 관리, 가사도우미 고용 등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새로 배웠다. 외국인 또는 비국적자가 되었고, 무슬림이 주류인 사회에서 비무슬림으로 소수그룹이 됐다. 다른 나라 이주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업무만이 아니라 생존과 생활 방법을 새로 배우며 인도네시아에 정착했다. 

세상이 과거와 달리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발전 단계를 뛰어넘는 발전을 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이 빠른 변화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며 동시에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인들은 교통수단, 취사연료, 음식재료, 옷, 주택 등을 이용하는데 있어서 인도네시아 사회와 시장이 제공하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에서 아무리 많은 물건을 항공기로 실어왔다 해도, 그것이 전체 생활에서는 큰 비중이 못 되었고, 앞으로도 한국인들은 인도네시아라는 환경이 제공하는 만큼의 생활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인의 의미는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국인이 생계를 위해 했던 일은 인도네시아 경제의 한 축이 되었고, 그들이 여가를 위해 했던 활동은 한국문화를 알리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여성은 생존과 생활 기반 마련

현지 한국여성은 2000년대 이전까지는 주로 동반 가족으로 인도네시아에 와서 가사와 육아를 통해 한국식 생활방식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했고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지킬 수 있게 했다. 종교와 문화 활동의 주역으로 직접 돈으로 계산되지 않는 부분을 채우면서 한인공동체가 한국 문화와 전통을 이어갈 수 있게 했고, 인도네시아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초창기에는 남편을 따라 이주한 전업주부들이 많았고, 2000년대 이후에는 여성이 직접 취업하거나 창업을 해 본인이 경제활동의 주체가 되는 경우 늘었다. 

음식   

1970년대부터 1990년대초까지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국인들은 가정이나 회사 단위로 한식을 만들어서 먹었다. 고추가루, 고추장, 된장, 김, 멸치 등 장기보관이 가능한 식재료는 한국에서 직접 들고 왔고, 고기, 생선, 채소 등 신선식품은 현지에서 구입했다. 취사도구는 석유곤로, 가스렌지, 전자레인지, 인덕션 등으로 발전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인도네시아 외식산업이 발달하면서 한식당, 해산물전문음식점, 피자와 치킨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등 각종 식당이 생기고 외식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가정에서는 한식을 만들어 먹었다. 식재료 구입처는 한국슈퍼마켓과 현지 슈퍼마켓이었고, 2010년대 중반부터는 온라인 구매도 활발하다.  

의복 

초창기부터 최근까지 의류는 한국에서 사오는 경우가 많았고, 한국에서 가져온 의류를 견본으로 현지에서 옷을 맞추기도 했다. 직접 쇼핑을 하지 못하고 한국에서 가족이 보내줄 경우 허리나 길이를 수선해 입기도 했다. 최근에는 다국적 의류 브랜드들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고 인도네시아 의류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현지에서 직접 구입하는 경우도 늘었고, 온라인 방식으로 해외에서 구입하기도 한다. 2010년대 초반에는 한국 의류를 수입해 판매하는 상점들이 생기기도 했지만 곧 없어졌다.  

주거  

인도네시아 진출 초기부터 한국인들은 주로 단독주택을 월세로 임대해서 살았고, 소수는 직접 구입해서 거주했다. 일부 기업은 회사 내에 임직원용 숙소를 짓거나 회사 외부에 구입한 주택을 제공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같은 전세제도가 없고 통상 1년이나 2년치 임대료를 선금으로 납부하고 산다. 2000년대 초반 자카르타에 다양한 가격대의 아파트가 생기면서 안전이 보장되고 주택관리 등이 용이한 아파트로 이사하는 한국인이 늘었다. 지금도 아파트가 적은 지방에는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한인이 많다. 주요 도시에 아파트처럼 경비와 관리가 이루어지는 단독주택 단지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선호한다.  

자녀교육

자카르타의 경우 미국계 자카르타국제학교(JIS)와 인도계 간디학교(GMIS)에 보내다가,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JIKS) 개교 후 대부분의 자녀들이 한국학교에 다니게 된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영어를 중심으로 수업하는 준국제학교(national plus)가 증가하면서 한인자녀들이 다양한 현지 학교에 다니게 됐다. 한국인 가운데 일부는 인도네시아에 장기적으로 정착하고, 현지사회로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자녀를 현지 학교에 보내기도 한다. 자카르타에서 성장한 한국학생들은 대부분이 한국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며, 10%가량의 학생들만 미국, 영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 외국대학에 진학한다. 

다양한 가족 형태 

현지에 취업하거나 주재원으로 파견될 때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배우자 직장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독신으로 부임하는 경우, 부부만 이주하고 자녀는 한국에 남는 경우, 노부모까지 인도네시아로 모셔와서 대가족을 이루는 등 다양하다. 자카르타와 수도권을 제외하면 중고등학교부터 자녀를 주변 대도시에 있는 학교에 보내고,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한국을 포함해 해외 대학에 보내는 만큼 경제적으로는 부모의 지원을 받더라도 물리적으로는 대학생 때부터 독립하게 된다.

해외 이주는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 한국 가족과 친구는 멀어지고 인도네시아에서 새로 만난 이웃과 친밀하게 된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인은 외국인이 되고, 한인공동체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개인은 인도네시아인과 한국인 모두에게 주목받는 대상이 된다. 현지 한인은 외국인으로서 위축되고, 한국인들 사이도 예민해진다.  (다음 호에 계속)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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