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78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78

기사입력 2021.01.12 21:5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마쓰오 바쇼(松尾芭蕉)

 

           풀 죽어 숙였네

           세상이 거꾸로 된

           눈 얹힌 대나무

 

                           류시화 옮김 『바쇼 하이쿠 선집』 열림원, 2015

 

 

식물원카페.jpg
사진 김상균

 


  위의 시는 5·7·5의 3구 17자로 된 정형시로 일본의 단시(短詩)인 하이쿠(俳句)입니다. ‘하이쿠의 성인(俳聖)’이라 불리는 마쓰오 바쇼(松尾芭蕉)의 작품입니다. 번역자는 “바쇼의 하이쿠를 읽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의 최우수작들을 읽는 것이며, 17자로 묘사된 자연과 인생의 허무를 감상하는 것이고, 방랑 미학의 대표작들을 마음에 품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옮긴이는 “하이쿠 앞에 ‘아이를 병으로 잃은 사람의 집에서’라고 쓴 것으로 보아 아이를 잃고 슬픔에 잠겨 고개 숙이고 있는 부모를 대나무에 비유했다”고 위의 시를 해설하고 있습니다.

 

  “풀 죽어 숙였네/세상이 거꾸로 된/눈 얹힌 대나무”

 

  지난 2020년 10월, 극악무도한 양(부)모의 폭행으로 사망한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 사망 사건’의 공판이 13일 열리게 되면서 여전히 큰 관심과 아픔을 모두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쉽사리 ‘짐승만도 못한……’이라고 표현을 하고는 있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짐승’은 결코 그러질 않는다는 점입니다. 무분별하게 인간을 우위에 둔 온당하지 못한 표현이긴 해도, 어떤 면에서는 ‘짐승만도 못한’이란 말이 맞을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학습해온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란 말은 가당치 않은, 실로 부끄러운 표현일 뿐입니다. 사전에서는 사람을 “일정한 자격이나 품격 등을 갖춘 이”라고 하는데, 과연 이 추상적인 해석이 ‘직립 보행과 언어 등의 도구 사용 등’에 국한된 것은 아니겠지요. 지난 6월의 계모에 의한 ‘트렁크 사망 사건’까지…… 정인이의 명복을 빌며, 우리의 ‘사람됨’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새해입니다.

 

  모두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싱어게인’ 20호 가수, 이정권의 ‘바다 끝’입니다.

 

 

김상균 시인.jpg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70년대 후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