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성철] “2년만에 자카르타에 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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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2년만에 자카르타에 와보니”

기사입력 2022.08.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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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국에 붙은 백드롭 [데일리인도네시아 자료사진]

 

“2년만에 자카르타에 와보니”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 한인뉴스 논설위원


자카르타 밤 하늘에서 내려다본 딴중쁘리옥 항구와 이어 펼쳐진 자카르타 시내가 휘황찬란하다. 2년 만에 돌아온 자카르타가 낯설게 느껴지면서 1980년대 말 인도네시아에 첫 발을 딛었을 때 풍경이 오버랩 된다. 당시 같은 상공에서 내려다본 자카르타는 어두컴컴해 마치 소도시를 내려다보는 듯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자카르타를 떠나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외부자의 시선으로 자카르타를 바라 보려고 애썼다. 


청천벽력 같은 코로나-19 창궐. 원인과 대책을 찾지 못해 코로나-19 공포로 떨고 있을 즈음인 2020년 5월 말 인천행 여객기를 타기 위해 수카르노하타공항에 도착했다. 제3공항터미널은 을씨년스러웠다. 이민국을 통과해 탑승게이트로 가는 동안 탑승객을 거의 볼 수도 없었다. 공항 면세점의 문은 닫혀 있었고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먹을 곳이 한 군데 열려 있을 뿐 모든 시설을 폐쇄해 마치 유령 공항과 같았다. 다음날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까다로운 방역과 입국 절차를 거쳐 방역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그후 거의 2년만에 도착한 수카르노하타공항 제3터미널의 이민국 카운터 주변은 마치 도떼기시장과 같이 입국자들로 혼잡했다. 백신증명서 확인을 받는 카운터를 거처야 이민국 입국 수속을 받을 수 있었다. 만원버스에서 승객 사이를 비집고 하차하는 것같이 공항터미널을 빠져나왔다. 30여년이라는 긴 시간을 산 인도네시아가 낯설게 느껴졌으나, 어디선가로부터의 정향담배 냄새는 내가 인도네시아에 제대로 도착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공항에서 집으로 향하는 도로는 트럭들로 가득 찼다.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블루버드 택시를 타고 운전기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변화된 현지 상황 파악에 나섰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블루버드 택시와 경합을 벌인 익스프레스 택시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경영 악화로 파산했다”고 택시기사가 너스레를 떨었다. 이제 자카르타 거리에서는 블루버드와 온라인 택시만 영업을 한다. 자카르타는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한 홀짝제 운행이 재개됐지만 교통지옥의 오명을 씻어내기는 요원하다.


고속도로를 따라 현대차 대형 옥외광고판이 눈에 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된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크레타’가 자주 눈에 들어오고 역시 현지에서 처음 생산된 전기차인 ‘아이오닉5’도 간혹 보인다. 중국산 자동차 울링(wuling) 브랜드도 종종 보인다. 한국과 중국 브랜드 자동차 판매가 약진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일본 브랜드 자동차의 시장점유율도 점차 축소되는 추세다. 


다음날 아침 습관처럼 걷던 동네 한 바퀴에 나섰다. 코로나사태 이전보다 훨씬 많은 주민들이 경쾌한 운동복을 입고서 걷고, 달리고, 자전거를 탄다. 아침 운동하는 주민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 2년 전보다 건강에 대한 인식이 한층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책하며 오가다 인사를 주고 받았던 인도네시아 동네 아저씨는 세월을 거스르지 못하고 2년의 세월만큼 주름이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튜브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한국 드라마와 영화, 노래 등이 더욱 확산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한류 열기는 말그대로 뜨겁다. 그 중 하나가 떡볶이이다. 떡볶이를 정식 메뉴로 채택한 한식당도 눈에 띈다. 떡볶이와 어묵, 김밥을 파는 분식점은 물론 길거리음식으로 자리잡아 한인은 물론 인도네시아인까지 떡볶이 시장에 뛰어든 모양새다. 한인마트는 물론 현지 슈퍼마켓에서도 인스턴트 떡볶이 제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식당과 한인이 운영하는 마트에 현지인 손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국제문화진흥원(KOFICE)이 발표한 '2020년 해외 한류 지수'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대표적인 '한류 고성장 국가'로 분류됐다.

 

한류 영향으로 젊은 한국 남성들이 인도네시아에서 현지인 여성들에게 눈길을 끌고있다. 저녁 때 자카르타의 이태원이라고 불리는 끄망 지역에서 20대 한국 남성과 현지인 여성이 데이트하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지인이 귀띔한다. 한국인 남성은 요즘 핫한 보이밴드와 비슷한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고 인도네시아 여성도 세련된 미모를 뽐낸다. 최근 유튜브에 20대 한국 남성과 여성이 데이트하는 동영상 게시물이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입국 다음날에 체류증(KITAS)이 온라인으로 발급됐다. 감탄했다. 수카르노하타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이민국 카운터에서 오른손과 왼손 검지의 지문을 찍었고 현장에서 즉석 사진을 찍었는데, 신속하게 체류증이 발급된 것. 배우자의 경우 그 다음날 이민국에서 체류증 심사를 진행했다. 이민국 절차는 빠르게 진행됐고, 이민국 직원들도 친절했다. “지정한 시간 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공짜 점심을 대접한다”는 유머스럽고 귀여운 포스터도 붙여놓고, 기다리는 동안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스낵코너도 대기실에 마련되어 있다. 인도네시아의 전자정부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음을 방증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긴 터널인 코로나19 팬데믹이 낳은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자카르타 영화관에서 나란히 앉아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됐고, 재인도네시아 한인회도 2년 넘게 중단됐던 대면행사를 시작했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공급망으로 부각되면서 한국은 물론 많은 나라에서 투자자가 몰려들고 있다. 뉴노멀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 즉 글로벌 밸류체인(GVC, 가치사슬)의 지각 변동에 인도네시아가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방문해 경제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정치, 경제 및 사회문화 등 다방면에서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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