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성철] "한-인니 수교 50년을 넘어 CEPA를 통한 새로운 100년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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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한-인니 수교 50년을 넘어 CEPA를 통한 새로운 100년을 향해"

기사입력 2022.10.12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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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6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땅그랑에서 엥가르띠아스토 루키타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실질 타결 되었음을 선언하고, 이같은 내용의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산업통산자원부]

 

"한-인니 수교 50년을 넘어 CEPA를 통한 새로운 100년을 향해"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발행인 / 한인뉴스 논설위원


내년 2023년은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이다. 1973년 대사급 외교관계가 공식적으로 수립되기 이전, 자카르타에 1964년에 코트라(KOTRA) 사무소를 개소했고, 1966년 주인도네시아 총영사관을 개설했다. 정치·외교적인 측면에서 양국 관계는 2006년 ‘전략적 동반자관계’가 되었고, 2017년 11월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발전했다. 


무엇보다 한-인도네시아 관계의 핵심적인 동력은 경제 분야이다. 양국 수교 이전인 1968년에 대한민국 최초로 한국남방개발(KODECO, 코데코)을 통해 해외직접투자(FDI)가 이루어져, 인도네시아와 50년여년 동안 상호보완적인 경제협력을 강화해왔다. 그리고 양국 경제사의 기념비적인 이정표는 2020년 12월에는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합의, 이어 대한민국 국회는 2021년 6월에, 인도네시아 의회는 지난달인 2022년 8월 30일에 CEPA 비준을 각각 완료함으로써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의 100년을 향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재인도네시아 한인회가 편찬한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에 따르면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여년 전인 1920년에 독립운동가이자 인도네시아 한인 1호인 장윤원 선생이 바따비아(현 자카르타)에 도착했다. 즉 본격적인 인도네시아 한인 역사의 시작은 100년이 넘은 셈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인 군속과 위안부들이 인도네시아 땅을 밟았으며, 1945년 8월 15일 해방 이후 일부는 잔류해 인도네시아에서 한인 역사의 맥을 이어갔다. 1960년대 후반에는 코데코를 필두로 인도네시아 투자가 이어지면서 경제와 비즈니스 분야의 본격적인 협력이 이어졌다. 투자 초기부터 현재까지 한인기업 진출 역사를 크게 나눈다면 4단계로 볼 수 있다. 즉, 각각의 출발점이 1968년, 1988년과 1998년이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한인기업 진출의 네 번째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한국기업의 제1단계 진출기는 1960년대 후반. 수하르토 정부는 도탄에 빠진 경제를 살리고 산업화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자국의 최대 자원인 광물과 원유, 산림 부문의 개발 정책을 입안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우리나라는 제2차 5개년 계획을 막 시작하는 시기로 목재와 석유, 사탕수수 등 원자재 확보가 필요했다. 코데코가 현지에 진출한 이후 코린도(Korindo) 등 원목개발 기업이 속속히 진출했다. 종합상사와 건설업, 제조업 등의 진출도 이어졌다. 


제2단계 진출시기는 인도네시아가 1980년대 후반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작된다. 1988년부터 한국의 노동집약적 산업인 봉제와 신발 그리고 1990년대 초 전자산업 등이 진출하고 한국의 기아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이 대거 진출한다. 1990년 이후 LG전자, 삼성전자, CJ 등 대기업 진출에 이어 자동차, 철강, 금속,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 투자 및 삼성화재 등 서비스업이 동반 진출했다.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구조조정계획으로 촉발된 32년 철권통치 수하르토 정권의 붕괴로 기아자동차 등 한국 대규모 투자기업이 철수하는 쓰라린 경험을 겪어야 했다.


인도네시아가 5년 동안 혼란의 과도기를 거친 후, 2004년 최초로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정국과 치안이 안정되고 대(對)중국 자원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연 평균 6%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도요노 정부는 국내외 투자자에 대한 규제 완화 정책을 폈고, 투자도 크게 증가하면서 호황을 구가했다. 인도네시아의 개혁시대인 1990년대 말부터 2022년 현재까지 20여년 동안 우리 기업은 제3단계 진출 시기를 맞이하며 중화학공업, 유통, 금융, 법률, 정보통신기술(ICT), 방산 및 한류와 관련된 상품과 콘텐츠 산업 등 자본과 기술집약적 산업이 진출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2020년부터 양국 정부는 CEPA 논의를 재개해 합의를 끌어냈으며, 의회는 비준을 완료해 미래 경제협력 동반자로서 맞손을 잡았다. 조만간 발효를 앞둔 한-인도네시아 CEPA는 양국의 시장을 개방한다는 의미에서 '자유무역협정'인 FTA와 비슷한 협정이다. 하지만 CEPA는 상품과 서비스 교역, 투자 등 무역 확대에 무게를 둔 FTA에 비해 정부 간 경제 협력 및 인적·문화적 교류를 포괄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의 경제협정이다. CEPA는 주로 선진국과의 경제협력을 원하는 개발도상국이 선호하는 방식인만큼 양국이 상생할 수 있는 협정이다.


두 나라는 한·아세안 FTA를 통해 어느 정도 시장을 개방한 상태지만 CEPA가 발효되면 관세 철폐 수준은 더 올라가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CEPA 발효 시 한국은 전체 품목 중 95.8%, 인도네시아는 94.8%의 관세가 사라진다. 특히 철강, 플라스틱 및 자동차 부품류가 큰 수혜를 보게 된다. 인도네시아는 자동차 강판용 철강 제품(5∼15%)과 자동차용 스프링(5%), 베어링 등 기계 부품(5%), 의류(5%) 등을 한국에서 수입할 때 관세를 없애게 된다. 트랜스미션과 선루프(5%), 정밀화학제품(5%) 등도 즉시 또는 5년 이내에 무관세를 적용한다. 반면 한국은 벙커C유(3∼5%)와 정밀화학원료(5%), 원당(3%), 맥주(15%) 등에 대해 즉시 또는 5년 이내에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민감한 부문인 농·수·임산물은 현재 개방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밸류체인(GVC, Global Value Chain, 가치사슬)이 재편되면서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에 자원부국이며 잠재력이 큰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GVC의 지각변동의 수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의적절한 CEPA 발효는 양국 간 경제협력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KCC글라스, 롯데케미칼 등 한국 첨단산업 대기업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사업, 제약 및 한류 관련 산업 부문도 인도네시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지난 2020년 11월 고용창출법(일명 옴니버스법)을 제정해 경직된 노동시장을 개혁하여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에게 문호를 활짝 열었다.  


평균연령 29세이며 세계 제 4위 인구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생산시장이자, 중산층이 확대되고 있는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 제조업의 기술력이 인정받고, 한류로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우리나라의 국격이 또 한번 상승했다. CEPA를 통해 양국 관계가 현재의 황금기를 넘어 공동번영을 향한 미래 동반자로의 관계로 새롭게 도약해 나갈 것이며, 한-인도네시아 50년의 우정을 넘어 100년지기 미래 동반자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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